Hera님

작화 
신카이 감독 작품=작화수준 최정상이긴하지만 특히 바닥에 고인 빗물이나 유리창에 빗방울 등은 실사뺨치게 잘했고 정물묘사가 많아 수채화같음.
보통 수채화하면 맑고 청명한 느낌이지만 장마를 주제로하고 계속 비내리고 천둥치고 주인공의 상황들이 유쾌하지 않다보니 우중충하고 우울하다.
섬세하기론 최고인데 인물들의 움직임이 좀 부자연스럽게 보일때가 있는데 가끔 남주가 일자목처럼 보일때가 있었음.

서사
남고생이랑 여교사 사이에 예상되는 클리쉐들이 나온다. "유키노상이 아니라 유키노 선생님"이라든가, 선생님을 욕되게 한 무리와의 싸움 등 예측가능한 단순한 서사인데 위기에서 절정으로 가는 플롯이 갑작스럽다. 재생시간은 48분남짓인데 시간이 곧 제작비니 제작여건상 쳐낸건지 모르겠지만 감정선이 튀는걸 모르고 휘몰아친다. 초면에 서로 알아가는 부분들은 서서히 진행하다가 중간에 선생님인걸 알게되고 내면의 변화라든가 감정들간 부딪침의 전조가 전혀 없다가 아키즈키가 고백하고 집나간 이후 여주가 급각성할때부터 지들끼리 세기의 사랑처럼 드라마주인공 흉내를 내니까 어안이 벙벙하다가, 남주가 그런 여주보고 원래 싫었다고 폭발로 절정 플롯을 채웠는데 남주의 폭주가 뜬금없고 전형적인 드라마클리쉐 '나 다운게 뭔데'같은 진부한 모습에 여주와 남주가 부둥켜안고 엉엉우는데 실소가 나왔다. 오버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감정선에 충실해야했다.

전작과 후작
알바하는 남주나 극중 일기예보 뉴스의 등장과 일본의 전통(무스비나 일본고전)을 의미있게 다루는건 [너의 이름은.]과 겹쳐졌다. 만요슈의 한 구절이 극전체를 관통하고있는데 별로 와닿지 않고 오히려 좋은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중국 사자성어 '호우시절'이 적합하다고 생각. 고전시 좀 읊었다고 [언어의 정원]이라니. 현대인에게 전철은 가까운 수단이긴한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타임리프 장면에서도 내리막길 너머 전철도 그렇고 [언어의 정원]에선 전철안의 냄새까지 나레이션한거 보면 애착이 남다른거같다.

성우
주인공 둘다 썩 마음에 들지 않음. 성우 캐스팅에서 번번히 나랑 취향 완전 다른걸 재확인중.
남성우는 발성이 굉장히 공기를 많이쓰는 편이라 나레이션할때는 부드럽게 들리고 좋았다. 근데 첫만남에서 지우게 떨어질때 '엇'하는데 과장된 반응은 성우들 직업병인건가. 감정 폭발할때 연기가 영... 엉엉울면서 연기하는데 왜저렇게 연기할까 와닿지 않았음
하나자와 카나는 평소 발성이랑 애니발성이랑 많이 다른데 특유의 인위적인 저음, 특색없는 저음 너무 거슬렸다. 극이 우울해 보이는데 많이 일조했다.

자막(번역 윤혜진 감수 전혜선)
일본어는 한국어보다 도치를 많이하는편인데  유독 도치가 많았다. 일본어 아니까 일치하지 않으면 어색했는데 어쨌든 한국어순에 맞게 깔끔하게 잘했다. 보통 감수는 안두던데 감수까지 둬서 의역도 자연스럽게 잘했고. 근데 '하이쿠'랑 '단가'를 그대로 썼던데 직역할거면 의미를 알려주든가 시조나 시가라고 의역을 하든가 했으면 좋았을법. '유키노짱'이라고 학생이 부르는데 '유키노쌤'이라고 한건 센스있었는데 남주가 '유키노상'이라고 한걸 '유키노'로 번역한건 '유키노씨'가 적절하지 않나. 원어의 경칭이 아예 없어지는건데 유키노상이랑 유키노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역자는 연하남이 남자로서 어필하고 싶을 때를 더 중점으로 생각한 것 같다.

기타
발만지고 발클로즈업이 많아 발페티쉬가 생길거 같다. 남주가 여주를 위해 만든 구두가 안예쁜데 아마추어의 서투름을 표현하고자 한걸까. 솔까 미성년끼리는 뭘해도 상관없지만 성년-미성년간의 연애는 지켜줄 수 밖에 없고 뻔하지만 결말은 옳았다.
신주쿠에 저런정원이!하고 솔깃했던것도 잠시 음주 금지라고 경고하는 자막ㄷㄷㄷ그리고 일본어의 実在の人物•団体를 실재 인물이나 단체로 번역했던데 한국어의 실재란 어휘는 실재하다라는 동사로 쓸때 자연스럽지, 실재를 단독으로 쓰기보단 실제나 실존을 단독으로 쓴다. 게다가 일본어 원문에서도 명사를 꾸며주는 형태로 썼고. 이경우엔 실재'하는' 인물이나 단체를 쓰든가 실'제' 인물이나 단체를 쓰든가 했어야함.
크레딧에 영어이름이 중국인이길래 중국하청줬나보다 했더니 동화란에 한국인이 무더기로 근데 영어병기도 아니고 한자크레딧은 첨봄

한국판 (번역 이선희)
 심규혁 성우 목소리 완전 내취향인데 느끼하게 대사치면서도 애니의 느끼한 대사를 소화하는게 어색할때가 있다. 늙지않게 설거지하라던 대사나, 
여주 성우는 처음에 듣고 헉했다. 너무 발성이 일반인스러워서, 발성은 일반인 발성인데 톤은또 성우 연기톤... 한국판 일본판 여주 둘다 마음에 안드는데 일상대화톤은 단적으로 전남친이랑 통화하던씬에선 일본판이 낫고 엉엉울면서 감정연기하던건 한국판이 낫다. 기대 안했는데 절정씬은 한국이 나았다.
한국판이랑 자막판 따로 번역하나싶게 대사가 다르다. 확인해보니 진짜 달랐다! 물론 더빙판이 한국어에 적절하게 번역했다. 일판보고 바로 보는건데도 땡땡이쳤다는 표현이나 용케 안짤린다든가 번역결과물에서 일본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구어체에서 역접어로 '그런데'의 빈도가 높은데도 죄다 '하지만'으로 번역해서 거슬렸다. 그리고 문제의 '유키노상'을 더빙판에선 '유키노씨'로 번역했는데 확실히 문장으론 자연스러웠는데 육성으로 들으니 또 남의나라 이름이라 이질적. 근데 남주친구가 '유키노짱'을 '유키노선생'으로 부름...'유키노쌤'이라고한 자막판이 나았다. 절정씬에서의 대사도 더빙판이 더 매끄러웠는데 중요한건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그렇게 살아가라고 하는 대사 육성으로 들으려니 오글거려서 좀 더 다듬었으면 그부분이 튀어서 아쉬웠다.
원래 남주는 고1에 일본나이로 15인데 만 15세는 한국나이로 16/17인데 두버젼다 16살로 번역함. 여주도 27인데 28로 번역함. 어쨌든 띠동갑은 맞는데 연나이 폐지기원.
확실히 한국판으로 보니 영상에 집중이 잘됨. 메이지초콜릿이 weiji로 쓰인건 몰랐다. 여주집 책장에 꽂혀있던 사전이나 고전서적들... 수없이 클로즈업한 남주 신발 등이 더 자세히 보였다. 그리고 자주 비춰주던 필라랑 여주엄마가 선물받았던 신발 diana 제작협찬받았더라. 아마존도 amajin이랑 바꿔 쓰면서 산토리 긴무키나 산토리 프리미엄몰츠는 그대로 나왔고 형 이사하고 배웅하면서 오른쪽에 산토리 박스던데 제작협찬엔 왜 없지.
남주가 3학년이랑 맞짱뜨러갈때 일진언니 말투 진짜 현실돋았다. 마음에 안들어랑 또라이 아니냨ㅋㅋㅋ완전 리얼ㅋㅋㅋ 일판에서는 겉절이가 눈치없이 고백이냐하는데 한판에선 뭐하러왔냐고 물음. 이제 선생 아니게 됐으니 고마워하란 대사가 나오는데 같은대사인데 한국어랑 일본어의 말투차이가 확 느껴져서 흥미로웠다. 야야야~ 이부분 진짜 디렉팅인지 번역가의 작품인진 애드립인지 센스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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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a님

작화
특유의 원작 그림체 그대로 살렸다. 근데 패션이 90년대라 지금보기에는 올드패션처럼 느껴짐. 작화 자체는 만족스러움. 후반부에 날개차림으로 내려오고 마지막에 노래분위기를 영상화하면서 뭔가 흩날리는 장면 영상미 돋음.

서사
할배가 음악에 원대한 꿈이 있어 점찍어둔 4인방으로 오디션 참가해 수상하고 손녀는 상속받는다는 스토린데 할배가 꼬맹이들의 음악적재능 알아보는 초반부 장면들 심하게 오글거려 봐주기 힘들었다. 마치 [요리왕 비룡]의 음식을 맛보고 호들갑 떨던 그런 반응. 애들끼리 모이고 하면서 서사자체가 노래로 떼워지다보니 후반부가 나음.

장점
의외로 노래들이 좋다. 당연히 가수들이 녹음한거겠지만 주인공뿐아니라 다른 출연자들것도 좋았다.
90년대 풍경과 생활상이 녹아있다 개봉한 2008년은 휴대전화 보급은 물론 터치폰 시대인데 오디션 합격여부를 집전화 ars로 같이 듣고 [재다이얼]버튼 순간 뭔가했다. 지하철 차량과 개찰구 풍경도 옛날. 연습실인지 카페에 공중전화도 옛날모습이었다. 음반점 테크노 코너에서 확 느껴지던 세기말 감성.

단점
니가 조수인데 왜 예쁘게 꾸미냐는둥, 급하다고 히치하이킹하는데 가슴보여서 남자가 싱글벙글해서 돕는 장면은 전자는 유치하고 후자는 눈쌀 지푸려졌다.

성우
명자 역은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목소리지만 캐릭터에 안맞아보였다. 너무 외화더빙톤이어서 몰입이 깨졌고 부옥 역은 거친 성격인 캐릭터에 아주 잘어울렸다.
은발 국철 캐릭터 성우가 아무리봐도 10대후반~20대 초반 역할과 안어울리는 중후한 목소리라 안어울렸다. 제멋대로에 시니컬한 앤데 사회생활 십년 훌쩍넘은 과장님 목소리...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고 오랜기간 끝에 선보였던걸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다. 900원 결제하고 본거니 조금은 도움이 되긴할까 모르겠지만 화이팅. 크레딧에 미술이나 프로듀서 등 주요제작진에 일본인이 있는거 보면 아무래도 전문인력은 일본의 도움이 필요한가보다.

가난해서 훔치는 클리쉐나 지하철 앵벌이... 어디 내놓아도 딱 한국스러운 에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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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a님

이게 왜 1300만이냐 싶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화 빼고 별볼일 없었다. 차라리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좋았다.

일단 3년전의 사람과 몸이 바뀐 소재는 [체인지]+[시월애]를 떠오르게 했지만 [시월애] 표절은 잘 모르겠고 반전플롯으로 쓰였는데 몇번이나 몸이 바뀌면서 날짜가 바뀌고, 유행가나 유행템이 다르고, 하다못해 핸드폰 기종도 다를텐데 그걸 몇번이나 몸바뀐 경험을 한 후에 '알고보니' 시점이 달랐다는게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서로에 애틋해지는 어떤 감정선을 뭉텅 잘라내고 선배가 예전에 날 좋아했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로 암시를 주더니 급애절해진다. 서로 갑자기 세기의 사랑으로 절박하고 애타는데 쟤네 어느새 깊어진건지 도통 알 수가 없음.

오프닝-중간-엔딩 듣고싶지 않은 적당히 멋대로 부르는 일본노래 때문에 뛰쳐나오고 싶었다. 그 일본보컬 특유의 막부르는듯한 성의없음과 수준떨어지는 가창력. 수채화같은 애니와 동떨어진 음악이 겉돌아서 들어주기 힘들었다.

마을에 재앙이 예견됐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고 기껏 고등학교로 대피방송을 해놨더니 '그자리 그대로 대기하라'는 방송으로 정정하는 지점에서 한국인이다 보니 세월호가 겹쳐졌다. 감독은 2011 동일본대지진을 의도한거지만. 극중에서 이름을 잊어가는 설정이 왜그런지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고 방금 옆에 있었는데도 기억을 못하고 상대 이름 기억하려고 부르짖는 것으로 후반부를 소비하는데 반복돼서 지치는 감이 있었다. 그 의미가 재난으로 잊혀진 사람을 기억하자라는 의미로는 그럴싸하긴하지만 갑갑해서. 마지막 엔딩을 위한 도구적 전개처럼 비쳐졌다.

마지막에 좋아하던 선배가 약지에 반지 낀건 무슨 의미인지 텟시 커플과 봤을때 뛰쳐나가지 않은건 왜그런건지...

무스비라든가 실로 이어주는 인연이라든가 일본전통을 많이 차용한건 좋았으나 관심없었고 할머니가 이러쿵저러쿵하는데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고, 가슴만지는 씬 작작 넣었으면 좀 지나치긴 했다.

노래 다음으로 짜증이 났던건 남주 성우가 목소리 부터가 꽉막힌 비음에다가 미츠하 몸이었을때 과장된 여성스러움을 연기해 트렌스젠더도 아니고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여주 성우는 2000년대 후반 성우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목소리 톤에 무난하지만 특색 없는 연기. 누가해도 저정도는 하겠다 싶은 연기였다.

하여간 기대를 너무 많이해서 아쉬운 거 감안해도 서사가 촘촘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애감정이란 큰 줄기와 재해를 덩그란히 놓고 그걸 작화의 영상미로 채우려니 한계가 확연했다.

'제2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란 칭찬섞인 수식어가 결례일 정도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훌륭한 재능은 있지만  미야자키 감독과 세계관 자체의 결이 다르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른 세계관으로 인해 계보로 일컬을 수 없고 자기 노선이 있다. 미야자키 감독이 신세계 판타지를 구축하는 세계관이라면 신카이 감독은 일본 고유의 여고생 판타지 노선의 최고봉.

우리나라 애니산업도 하청이 아닌 산업융성이 되어야할텐데... 부럽다 천삼백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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