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님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꼬리에 꼬리를 잡고 숨가쁘게 전개돼 볼거리가 아주 풍성하다. 색채도 화려하고  환상적인 장면 연출이나 풍경도 넋놓고 보게 될 정도로 수준높다. 예고볼 때도 우리나라 애니에 전에 없던 퀄리티라 깜짝놀랐는데 볼거리가 많아 서사는 단순하지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광화문, 남산타워, 청계천, 소녀상, 창덕궁 등 현재의 한국 대표상징물을 그대로 풍경화한 것은 물론 십이간지, 한복, 신령, 매화, 자격루 등 한국과 전통 소재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것도 감탄스럽다.
모험류에 세계관 구성이 관건인데 매력적으로 잘 그려냈다.
앞으로 김현주 감독 작품 차기작이라면 무조건 볼 생각이다.

지브리 영향은 부인할 수 없지만 표절은 아니다. 탈바가지-가오나시, 가마-우체통, 규수-가마할아범, 용애마-하쿠... 그러나 줄기를 이루는 서사가 센과 치히로는 부모님 구하고 세계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것이었다면, 달빛궁궐은 시간을 돌리고 친구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이다.
서사가 다르니 소구하는 주제도 거품경제와 인간의 욕심등을 다루었던 센과 치히로와 다르게 달빛궁궐은 자신의 역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럼에도 지적받는 것은 주인공의 생김새가 요즘 작풍과는 다른 지브리작풍-80년대 혹은 그 이전-이기 때문. 나 역시 그 세대는 아니어서 지브리나 아다치 만화의 촌스러운 작화가 진입장벽인데, 매화부인이나 원이는 요즘스타일로 잘그렸는데 왜 주인공은 혼자 촌스러운지...

전문성우를 기용하지 않은건 심히 유감이다. 솔까 연예인 캐스팅으로 홍보가 얼마가 더되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달빛궁궐은 몰입방해가 심하지 않아서 참고 볼 정도는 됐는데,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가 많아 회의적인데다가 특히 연예인들의 부정확한 발음이나 불안한 발성에 뭔말하는지 잘 안들린다. 혼자 말하면 그나마 나은데 성우랑 독대라도 하든가하면 기량차이가 압도적이다. 싸움씬에서 권율이 대사치는거 성량부터 발성차이 성우가 괜히 성우가 아니다 싶을 정도로 대사 한마디가 안정감있고 기백이 느껴졌다. 원래 미형 목소리 좋아해서 백악산신이 원을 했으면 했는데 대결씬 본 후론 탈바가지 쓴놈이 원이었다면... 하긴 누가해도 나음. 향나무 성우 목소리 정말 신이주신 특별한 목소리같다. 독보적인 음색 cf나 쇼프로에서 들었을 때도 좋았지만 진가는 애니에서! 파괴력짙은 몹시 마음에 든다.

실망했던 부분은, 현주리가  처음본 매화부인을 어떤사람일까 하는데 다람이가 "예쁜 사람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라고 외모로 속단해버린다. 이후 "그런의미에서 너는 어떤사람이냐"고 묻는데 다분히 외모지상주의적 편견섞인 발언이기에 어린이 만화답게 "겉모습으로 함부로 판단하는건 나빠"라고 혼낼줄 알았더니 "까불지마"라고 대답한다. 한국에서 통용되는 외모지상주의적이며 타인의 외모에 평가 섞인 무례는 미국에서는 엄격히 제재되는 외모차별적 발언으로 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다. 무차별적으로 수용할 어린이 관객에게 불필요한 편견을 심어줬지만 후에 매화부인이 악인인걸 알고나서도 과오를 반성하지도 않는다. 이와 더불어 외모지상주의적 발언을 정정할 기회가 한번 있긴했는데, 백악산신이 목멱대왕에 "매화부인 미녀라고 좋아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하자 "생각이 짧아 외모로만 판단했다"는 뉘우침이 아니라 "알고보니 불여시였어!"라며 분노한다. 도대체 이 장면들은 무슨생각으로 집어넣었는지 모르겠다. 불필요한 대사가 수차례 거론하는 게 거북하다. 아이들에 끼칠 영향력의 무게를 좀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싶은 오점이다.

그 밖에 가야금 연주 ost나 한국무용을 차용해 만화화한 것도 쿠키영상에 나오는데 만화'영화'다운 심혈을 기울인 정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영상화 하기위해 궁궐 사진과 사료, 음식과 복식 얼마나 자료조사했을지 감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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