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님

[부산행] 프리퀄. 좀비애니에 작화도 안예뻐서 [부산행] 아니었음 안봤을 듯. 막상 프리퀄이란 말이 무색하게 [부산행]과 접점이 없음. 일단 겹치는 인물이 없고 좀비란 소재가 겹칠뿐 다른 이야기다. 소구하는 것도 다르고 인간상도 다르다. [부산행]은 증권맨 아빠의 메이저 인생이라면 [서울행]은 가난한 가출소녀의 마이너 인생이다 못해 시궁창 인생.
여성 관객을 비롯한 가족 관객을 배제한듯한 인물 설정이다. 여인숙에 월세밀린 가출소녀, 성매매 글을 올려 포주노릇하는 남친, 싫다는데도 잘났냐며 윽박지르며 강권하는 천하의 인간쓰레기. 좀비될뻔한거 피하면서 헉헉대더니 천년의 애틋함이라도 생긴양 살가운척 하는데 토나오기만했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서라고 억지로 이해해보지만 두번다시 보기 역하다.
러닝타임이 1시간 반인데 매춘을 하니마니+좀비 피하기+연락 엇갈림으로 대부분을 할애해 1.5배속으로 돌려봤다. 서사가 단순하고 플롯이 반복적이라 단편으로 했다면 더 몰입도를 높였을지도.

디테일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얼마전 [마리이야기]에서 간판이나 배경 한국적이고 섬세하다고 했는데 그건 댈것도 아니다. 서울역, 지하철, 약국, 도로 등 걸리는 배경 하나하나 너무나 섬세해 눈을 떼지 못
했다. 작화가 우락부락한것도 보다보니 미형으로 왜곡하지 않고 사실적인걸로 감화됐다. 기웅이 머리스타일은 정말 딱 요즘세대라, 추후 [서울행]을 보고 2016년의 시대감각이 느껴질지도.

문제는 더빙. 전작들 보니 다 연예인 더빙이던데 지브리도 아니고. 연예인이라고 뽑은게 사실 이름값빼곤 기본기가 영 엉망이어서 애니인데 입모양과 소리가 안맞지 않나, 발음 뭉개지는거 웅얼거려서 몇번을 다시 들어도 뭔말인지 모르겠고, 제일 화나는건 적당히 그림속 연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목소리 연기에 작품성을 떨어뜨렸다. 특히 그중에서도 심은경은 가뜩이나 발성이 트여있지 않고 목에 심이 들어있는듯해서 그냥 연기할 때도 발성이 거슬렸는데 역시나. 다시 매춘의 길에서 아빠미안해 하고 엉엉 우는데 가짜연기 너무 심했다.

☆결☆말☆누☆설☆주☆의☆

빨간티 아저씨의 연설은 전형적인 기득권으로 착각하는 서민 꼰대인데 런닝 입은 노숙자 아저씨가 국가에 헌신했는데 그 말로가 결국 쏴죽어버렸던 거 지극히 한국다운 전개여서 사료감이었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어르신~하며 정이자 오지랖을 부리려다 노숙자라며 질색하는 모습이나, 나이 비슷한 연배에 심드렁하니 취급도 안하다가 나이먹은 아저씨에 그나마 존댓말에 상대라도 해주려는거도 다른나라에서는 설명 못할 고유의 한국정서. 절정은 반전터지고 썅년아 돈갚고가 하면서 덮치려는 개저씨까지 몸서리치게 순도 높은 한국정서. 중도포기할까했는데 반전보고 머리가 쭈뼛서는 기분이었다. 펜잘 낱개로 사고 나머지 박카스에 침을 꿀꺽하는 모습에 왠지 봉준호 감독이 떠올랐다.

애니에서 일반적으로 볼수 없었던 사회적 고찰과 작가적 시선, 정치성이 느껴져 실사영화를 방불케했다. [부산행]의 성공에서 보여줬듯 오히려 실사영화가 더 재능일 수 있다. 애니기에 다양한 연출 시도를 시공간적 제한 없이 할 수 있는데 연출적 유려함이나 시각기술은 부족하고 투박해서 아쉬웠다.

뛰는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움직임이 어설픈거는 뭐가 문제지? [달빛궁궐]은 자연스러웠는데... 옛2d느낌이 많이 났고 얼마전에 [쿵후팬더3]는 노잼이라 보다말았지만 3d가 정말 자연스러운데 개인적으로 2d향수 보정을 아무리 해줘도 부족한점이 눈에 띄는건 어쩔 수 없다.

혜선이가 주체적으로 하는게 뭐가 없다. 기웅이랑 싸운 후 서울역에서 그 런닝노숙자>좀비패던청년>기웅 계속해서 그녀를 보호할 남자가 생기는 것도 너무 억지. 좀비패던 청년이 구해주고 떨어졌을 때 민폐여주 만들어서 짜증났다. 그 때까지만해도 좀비가 돼서 안타깝고 슬펐는데 반전 이후로는 차라리 선도 악도 아픔도 없고 오직 인간 물어뜯는 맹목적인 좀비의 삶이 낫겠다 싶었다. 어떻게 보면 계급도 가치관도 모두 평등한 좀비로 인종 리셋한 셈이다.

'감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이름은.  (0) 2017.02.03
카레카노 복습기  (0) 2016.11.24
달빛궁궐  (0) 2016.10.16
주토피아, 어린이 보다 어른이용 만화영화  (0) 2016.09.23
원펀맨  (0) 201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