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아니고 킬링캠프
단, 이말년이란 존재를 알고, 이말년의 웹툰 이말년시리즈를 본 경험이 많으면 많을 수록 온갖 드립의 향연에 대한 이해도와 비례해 참맛을 즐길 수 있음.
처음에 진짜 없어보이게 스튜디오도 아닌 현수막이 다인 허접한 사무실 한켠에서, 게임TV에서 하는 명색이 방송인데 웬 쌩뚱맞게 치킨을 쳐묵쳐묵하는 방송이라니 방송 맞냐능.. 내 기준에 아무도 모르는 아저씨 4명이라... 멈칫했지만 이아저씨들도 프로 방송인이라 그런지 치고 빠지기, 독설멕이기 진행은 물결흐르게, 대본은 충실하게, 분량은 빵빵하게 나무랄 데가 없다.
보면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케이블판? 아니 게임TV판쯤 되는거 같다. 왼쪽에서 첫번째 아저씨가 김국진, 두번째 아저씨가 김구라 역할이고, 세번째 아찌가 윤종신, 네번째가 역으로 몰리는 아이돌 자린듯. 오른쪽 그리고 쇼버라이어티에서 이미 익숙해져버린 툭하면 나오는 효과음과 자막이 없는게 처음엔 낯설었지만 보다보니 가감없고 편집없는 쌩 3시간을 이렇게 찰지고 알차고 재밌게 꾸릴 수 있는가 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이말년의 생애와 이말년 성격 이말년의 컨텐츠들이 워낙 좋았다.
소스는 엔하위키 이말년 페이지를 고대로 긁어왔다. 한창 엔하탐색 했던 때가 바로 얼마전이라, 여기 무한대로 나오는 소스의 9.9할이 엔하에 나온 글타래와 일화들. 덕분에 각종 이말년 카더라와 비화를 속시원히 들을 수 있었는데, 이말년이 너무 파고들었나싶게 자기얘기에 너무 무심해서 기억 안나는척하는것도 있구... 하여간 왠만한 무릎팍도사나 힐링캠프 발라버릴 이말년이 행해온 모든것에 대한 것을 총망라한 떡밥의 승리.
저기 두번째 김구라 역할의 아저씨. 결혼도 하시고 불혹을 넘기신 중년인데 각종 인터넷 드립과 생활상이 빠삭하시다. 아무래도 게임이 젊은이의 컨텐츠라 그런가? 하여간 쇼프로에서 볼 수 없는 드립까지 시전하니까 볼맛나고, 김구라처럼 날카로운 독설을 서슴없이 날리고 날카롭고 예민한 질문을 쑥쑥 던지는-귀귀&조석 라이벌설, 김성모 화백에 대한 생각 등등 수도 없음- 고마운 존재였다. 근데 이말년한테 말끝마다 '작가님작가님'이라고 극존칭을 하다가 동종업계 다른 작가들에게는 김성모'씨'도 아니고 김성모김성모 하거나, 귀귀 작가한테도 작가소리 안붙이고 귀귀라고 그냥 호칭하고 출연한 이말년 본인한테만 그렇게 대우하는 호칭을 해버리면 당연히 이말년이 거기 나와있으니까 형식상 호칭한걸로 밖엔 안보이게 느껴진다는 거.
그리고 김성모 화백을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공장 분야를 만들어서?'라고 흘리듯이 말했는데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말년에게는 동종업계 수십년 선배인데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아무래도 듣기 불편한 말일 수 있는데 요건 좀 지나쳤다는 느낌. 거기다대도 '네'라고 할리도 만무한일이고. 계속적으로 '어쨌든 돈은 나오니까'라고 너무 이말년이 아무 노력없이 날로 먹었다는투로 몰아가는것도 좀 과했다싶긴 한데, 이말년은 쿨했음.
자기 얘기는 막 땅굴 파도 될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살신성인했으나, 웹툰 업계 얘기할때는 동종업계 사람들 먹칠 안하려고 조심하는 거 보면서 '예의는 없어도 경우는 있다'는 싸이의 말처럼 괜찮은 사람이구나 느낌. 그리고 분위기 좋은 와중에 삼국지 좋다고 난리였는데 나는 백퍼 망삘, 차라리 특집으로 몇부 잠깐이면 몰라도, 이말년 삼국지는 결사 반대임.
마지막으로 진짜 다시없는 웃음컨텐츠를 만들어주신 나이스게임TV 관계자여러분께 이자리를 빌려 경의를 표합니다. 좀 더 구슬르고 달래고 회로 유혹해서 4부를 끝내못하고 3부로 끝났다는게 한스럽네요.
한줄 요약 : 이말년의 쌩 날것의 매력폭발 꺅! 웬만한 무대극장 개그쇼보다 배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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